셋방살이라 그런지 이사가 잦게, 그렇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이 멈춘 블로그에 오시던 분이 계시다면 아래 주소로 와주십쇼.
새로운 블로그는 텍스트큐브 마냥 쫓아내는 일 없도록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만수무강하였으면 좋겠습니다.
http://unknownbook.tistory.com
2011년 9월 24일 토요일
2011년 5월 6일 금요일
고구마를 줍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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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 무덤가의 엄마는 세 컷 정도의 잘린 그림으로 남아있다.
하나는 싸구려 흰 운동화를 구겨신고 흙길에 발이 마구 미끌리던 다소 퍼진 엉덩이의 늙은 아줌마 뒷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흐느낌에 들들 떨리던 아까보다는 조금 작아진 뒷모습이며,
나머지 하나는 무덤 아래 고구마 밭에서 고구마를 줍던 모습이다.
맨 마지막 모습이 가장 이질적인데, 저 장면이 내 엄마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장면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묻혔고, 매우 슬프지만, 고구마가 흙 밖으로 나온 꼴은 못보고 다 줏어놔야 하는 생활인이라서 그렇다. 고구마가 아주 빛깔 곱게 붉어서 멀리서 보면 엄마는 핏덩이를 줏어담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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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결혼을 하고 나면 어떻게든 공간을 구해 나와야 고양이를 건사하며 살 수 있다. 나는 그 상태를 위해 꽤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다시 엄마 집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선택에, 큰언니도 엄마도 고양이를 조금 더 미워하게 된 것 같다.
앞길을 막고 성가시게 굴며 은혜도 모르는 털복숭이 동물따위 문만 살짝 열어두면 뒤도 안돌아보고 나갈거라는.
아직은 시간이 남은고로, 나는 핏덩이를 줍는 고구마밭의 엄마 흉내를 조금 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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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언니는 내가 충분한 고정수입도 없으면서 대단히 물정모르는 선택을 하는 데에 불안과 불만이 뻗치는 것 같고, 엄마는 '그 애는 내실이 있어 그래도 잘 살 거야'라고 했다지만 역시 불안하게 보는 건 매한가지 같다.
우리 애는 내실이 있다는 판단은,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친구를 잘못 만났다 류의, 부모가 가장 잘 저지르는 잘못된 판단 중의 하나다. 내가 봐도 난 내실같은 것은 없다. 그렇다해도 나 스스로 불안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외할아버지 무덤가의 엄마는 세 컷 정도의 잘린 그림으로 남아있다.
하나는 싸구려 흰 운동화를 구겨신고 흙길에 발이 마구 미끌리던 다소 퍼진 엉덩이의 늙은 아줌마 뒷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흐느낌에 들들 떨리던 아까보다는 조금 작아진 뒷모습이며,
나머지 하나는 무덤 아래 고구마 밭에서 고구마를 줍던 모습이다.
맨 마지막 모습이 가장 이질적인데, 저 장면이 내 엄마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장면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묻혔고, 매우 슬프지만, 고구마가 흙 밖으로 나온 꼴은 못보고 다 줏어놔야 하는 생활인이라서 그렇다. 고구마가 아주 빛깔 곱게 붉어서 멀리서 보면 엄마는 핏덩이를 줏어담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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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결혼을 하고 나면 어떻게든 공간을 구해 나와야 고양이를 건사하며 살 수 있다. 나는 그 상태를 위해 꽤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다시 엄마 집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선택에, 큰언니도 엄마도 고양이를 조금 더 미워하게 된 것 같다.
앞길을 막고 성가시게 굴며 은혜도 모르는 털복숭이 동물따위 문만 살짝 열어두면 뒤도 안돌아보고 나갈거라는.
아직은 시간이 남은고로, 나는 핏덩이를 줍는 고구마밭의 엄마 흉내를 조금 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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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언니는 내가 충분한 고정수입도 없으면서 대단히 물정모르는 선택을 하는 데에 불안과 불만이 뻗치는 것 같고, 엄마는 '그 애는 내실이 있어 그래도 잘 살 거야'라고 했다지만 역시 불안하게 보는 건 매한가지 같다.
우리 애는 내실이 있다는 판단은,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친구를 잘못 만났다 류의, 부모가 가장 잘 저지르는 잘못된 판단 중의 하나다. 내가 봐도 난 내실같은 것은 없다. 그렇다해도 나 스스로 불안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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