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7일 목요일

호떡, 떡볶이, 포장마차_2009. 8. 27.

늙수구레한 남자가 퍼런 가스불 앞에 땀을 쩔쩔 흘리며 모로 앉아있다. 피곤하고 궁색한 입맛다심.


포장마차는 사내와 같이 바래지고 늙었고, 음식도 마르고 윤기가 없다. 원, 저래선 누가 사먹누.


 



그때 여지껏 아래 박스에서 짐을 뒤적거리느라 가판 위로 보이지 않던, 아주머니가 일어난다. 곱게 단장한 아주머니가 진열대 위로 떠오르자, 포장마차가 생기로 넘친다. 음식도 반들거리고, 사내는 더이상 피곤하고 궁색해보이지 않는다. 포장마차 덮개의 켜켜이 앉은 먼지는 저 길목을 견뎌낸 시간의 상징으로. 떡볶이 1인분 사가볼까.


 



아주머니가 고개를 들고 나타난 순간 사내가 호떡-떡볶이-포장마차와 묶여있던 표상의 끈들이 모조리 재배치된다. 여자는 꽃이다,라는 말이 아무리 페미니스트에게 원투펀치를 맞는다해도, 저 포장마차의 여자는 분명 찬란한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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