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6일 수요일

기분전환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으로 기분 전환을 해보세요, 보습 미스트는 건조한 오후에 확실한 기분전환을 해줄 거에요, 라는 잡지 문구가 보인다. 우울한 날엔 속눈썹을 붙이고 과한 화장을 한다는 지인 B양이 있다. C양은 매장 직원을 괴롭혀가며 쇼핑을 하고 나면 우울한 것이 한결 좋아진다고 했다. 기분전환의 세계.

뭘 자꾸 전환하라는 건지 새삼 심통이 난다. 우울한 감각을 유지해야한다던가, 늬들이 말하는 건 다 개수작이니 집어치우라는 말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기분전환이라는 말에 담긴 곤궁함에 신경이 날카로울 뿐이다.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테니, 각자 기분이나 바꿔보죠, 가을 색의 그윽한 눈매로, 촉촉한 피부표현으로, 엣지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어때요.

기분전환을 종용할 때, 무던히 기분만 전환해야하는 인간도 있으며, <만병통치약-기분전환>이 듣지 않는 내성이 발성할 때, 도무지 전환될 수 없는 무력감에 휩싸인다는 것도, 좀 알아주었음 하는 것이다. 붙인 속눈썹을 떼내고 티슈를 검게 물들이며 화장을 지울 때 B양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곤 한다는 것과, 쇼핑백이 자꾸 무거워지는 것은 그저 오래 돌아다녀서가 아님에 한숨을 내쉴 C양의 귀가길을 생각하면 특히 그렇다. 저 잡지 기사를 쓴 기자에게 이런 소릴하면, 과도하게 편향적인 시선으로 보시네요, 스트레스는 안티에이징의 적이니 기분전환 좀 하시죠, 할 것 같아 무섭다.


댓글 1개:

  1. 부엉새가 운지 한참이 지난듯 한데 오랫만에 오셨습니다.



    저같은 경우엔 한잔술이면 기분전환 끝인데...

    생각해보면 기분전환을 위해 특별히 뭔가를 했던 기억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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