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고양이는 와다다닥 달려가다가 급제동 후 목 뒤를 세번 핥는 버릇이 있다.
<뭔가에 놀란다 - 발이 안보이게 뛴다 - 갑자기 선다 - 목 뒤를 핥는다> 수순으로 이어지는 연속동작은 연속이라고 말하기가 머쓱해지도록 따로 노는 느낌이다.
어제 고양이와 놀면서 잡을 의지 없이 잡으려는 공갈 모션을 취하자, 흡사 말발굽 소리를 내면서 뚜가닥 뚜가닥 도망을 간다. 그 꽁무니를 보곤 언니가 "세상 끝까지 달려갈 기세다"라고 논평하였다.
나는 세상 끝까지 뚜가닥 뚜가닥 달려가서는 언제나처럼 흠칫 멈춰서서 목 뒤를 세 번 핥을 고양이를 생각한다.
세상 끝따위가 뭐냐. 목이나 핥을테다 !
세상 끝의 의미는 인간따위나 생각하며 시간낭비 하시지 !
꼴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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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정지 이전에, 짧은 시간의 일시멈춤이 있어서 비록 찰나이지만, 세상 끝에서도 여전할 내 버릇이 보이는 순간이 주어지거든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이죽댈 수 있어 기쁠 것이다.
1초 후에 죽는데 김 오십 장을 굽고 있다거나 3분 후 해동이 끝나는 냉동 떡을 전자렌지에 넣고 있다거나 10분 후 다운로드가 끝나는 영화파일을 받고 있다거나.
어절씨구, 저러고 있지 저 양반.
어쩌면 목 뒤를 세 번 핥는 쪽이 차라리 의미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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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동작을 무수히 반복하는 움짤은 세상 끝까지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저 고양이 위로는 영원히 장난감 자동차가 지나갈 것이므로.
니체가 울고갈 영원회귀의 현장 일지도 모른다. 이 말하면 니체 좋아하는 양반들은 나를 싫어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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